‘인생은 한방’ 이보다 더 이들을 대변하기 좋은 말이 없을 것 같은데요.
우연히 등장한 한 씬으로 인생 역전을 이룬 스타들이 연예계엔 많습니다.
반면 주연은 기억조차 못 하게 만드는 ‘미친 존재감’으로 인해 배우 인생이 막힌 이들도 있죠.
배우 소지섭은 한국랭킹 3위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국가대표급 수영선수로 이름을 날렸는데요.
그러다 평소 좋아하던 듀스 김성재를 만나기 위해 자원한 CF 보조출연이 그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꾸죠.
공교롭게 김성재가 사망하며 소지섭은 대타로 청바지 브랜드 스톰의 메인 모델이 되는데요.
그렇게 CF 보조 출연자에서 메인 모델로 역전하면서 연예계 데뷔까지 이어집니다.
데뷔 후 ‘발리에서 생긴 일’ ‘미안하다 사랑한다’ 등 남성적인 매력을 뿜어내며 현재까지도 사랑받고 있죠.
명배우 송중기도 엑스트라부터 차근히 연기력을 쌓아온 배우 중 하나인데요.
‘성균관대 얼짱’으로 유명했던 그는 어쩌다 대타로 출연한 퀴즈 프로그램 한 편으로 화제의 인물이 되죠.
‘퀴즈 대한민국’에서 준우승을 한 그는 팬카페가 생길 정도로 학내 유명인사가 됩니다. 이후 그간 길러왔던 방송 PD의 꿈을 접고 배우라는 직업에 흥미를 갖게 되는데요.
엑스트라로 방송계를 전전하던 그는 영화 ‘쌍화점’ 속 친위대원 중 1인으로 관객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죠.
‘태양의 후예’ ‘빈센조’ ‘재벌집 막내아들’까지 이제는 연기로도 깔 수 없는 꽃미남 배우로 자리 잡습니다.
큰 키에 훈훈한 외모를 자랑하는 배우 박서준 역시 오랜 기간 보조출연자로 무명시절을 보내야 했는데요.
평범한 외모라는 혹평을 들었다는 그는 남다른 존재감으로 이제 할리우드를 넘보는 배우로 성장했습니다.
주연 못지않은 ‘미친 존재감’은 배우의 인생을 이처럼 한순간에 달라지게 하는데요.
씬스틸러급 존재감은 소지섭이나 송중기처럼 ‘대박 스타’가 되게 만들기도 하지만 한순간에 잊혀지게 만들기도 하죠.
최고 시청률 29%를 기록했던 국민 드라마 ‘동이’엔 한효주의 존재를 발라버린 배우가 있습니다.
임성민 배우 뒤에 등장해 묘한 표정과 미친존재감으로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은 배우 최나경인데요.
티벳여우를 닮은 얼굴로 주목받은 최나경은 ‘티벳궁녀’ ‘미친궁녀’로 검색어까지 오르며 큰 화제를 모았죠.
하지만 지나친 관심은 오히려 마이너스가 되었고, 진지한 극의 흐름을 방해한다는 이유로 ‘동이’에서 하차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동이’에선 잘렸지만 스타가 된 최나경은 화장품 모델, 시트콤 고정 출연 등 신분이 수직상승하는데요.
‘뒤에궁녀’ 한방으로 전담 매니저, 전용 차량까지 생기며 하루아침에 벼락스타가 되죠.
화장품 광고 모델로 서는 것은 물론 시트콤 ‘몽땅 내 사랑’에 고정 출연으로 캐스팅되는데요.
뿐만 아니라 형돈이와 대준이의 ‘오, 예!’ 뮤직비디오에도 출연하며 개그맨마저 초라하게 만드는 존재감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무슨 영문인지 ‘몽땅 내 사랑’에서 돌연 하차한 뒤 종적을 감춰 의문을 자아냈는데요.
이후 오랜만에 종편에 등장한 최나경은 갑작스러운 인기로 어려움을 겪었다고 고백하죠.
그는 “보조출연자 시절보다 배우로 데뷔하고 월수입이 훨씬 적었다”라며 생활고에 시달렸다고 털어놓습니다.
유명세에 일자리를 구하기도 힘들었는데요. 면접을 보러 가면 연예인이 왜 왔냐며 돌려보내기 일쑤였다고 하죠.
이후 2014년 ‘청춘학당:풍기문란 보쌈’에서 모령 역으로 다시 시청자를 찾아왔지만 그것이 마지막이었는데요.
최근 유튜브 ‘근황올림픽’에서 그녀를 다시 찾아보았지만 최나경은 출연은 사양했다고 합니다.
현재 도시를 벗어나 시골에서 조용히 일반인의 삶을 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죠.
모든 이의 시선을 사로잡는 매력은 성공의 견인차 역할을 하기도 하지만 벗어나기 어려운 낙인이 될 수 있는데요.
미친 존재감이 티벳궁녀에겐 아마도 독이 된 듯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