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대한민국의 집값은 ‘미쳤다’라고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심각한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수십 억대 거래가 뉴스거리가 되지 않을 정도로 높은 아파트값을 자랑하였는데요.

이러한 집값이 누구에겐 ‘격세지감’이라고 표현될 수 있겠지만 또 다른 이에겐 ‘후회’라는 단어로 남았죠.
60년지기 절친인 가수 현미와 배우 엄앵란이 최근 한 방송에 출연해 50년 전 이웃사촌으로 지냈던 과거를 회상하였는데요.
머리가 하얗게 샌 것은 물론 지팡이가 이제는 친구가 되어버린 두 사람임에도 여전히 변치 않은 우정을 보여주여 시청자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만들었죠.
그런데 이날 대화에서 무엇보다 눈길을 사로잡은 건 과거 이들이 살았던 아파트에 대한 이야기였는데요.

50년 만에 380배가 넘게 뛰었다는 그들의 아파트 이야기는 놀라움을 자아내기 충분했습니다.
지난 9일 TV조선 ‘스타다큐 마이웨이’에 출연한 현미는 절친인 엄앵란과 만나 서로에 대한 애정을 듬뿍 표현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죠.
이날 엄앵란은 2015년 유방암 투병과 관절 수술로 지팡이를 짚고 나타나 흐른 세월을 실감케 하였는데요.
현미는 1975년 동부이촌동이 허허벌판이던 시절 엄앵란과 아파트 이웃사촌으로 만나게 되었다고 두 사람의 인연을 전하였습니다.

동만 다른 같은 아파트에 거주했다는 두 사람은 당시 1300만 원을 주고 아파트를 구입했다고 밝히죠.
그러면서 현미는 “지금은 50억이다. 정말 비정상이다. 집값이 떨어져야 한다”라며 정상적이지 못한 집값에 한마디를 날리는데요.
그 말에 엄앵란은 “거기 계속 살았어야 했다”라고 너스레를 떨어 웃픈 상황을 연출하죠.
팔고 나면 오른다는 집값의 법칙은 한때 대한민국 최고 스타 현미와 엄앵란도 피하지 못했나 봅니다.

1938년생인 현미는 1957년 현시스터즈로 데뷔한 이후 1962년 노래 ‘밤안개’로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한국형 재즈음악의 선구자이죠.
당대 최고의 작곡가 이봉조와 함께 협업하며 많은 히트곡을 내놓았던 현미는 대한민국의 양대 디바인 이미자와 패티 김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가수로 평가받는데요.
하지만 ‘최고의 가수’라는 이름 외에도 파란만장한 인생의 가수라는 다소 안타까운 수식어도 가지고 있습니다.
현미는 자신을 최고의 가수로 만들어준 작곡가 이봉조와 작곡가와 가수와의 관계를 넘어 연인 관계로 발전하죠.

문제는 이봉조가 딸이 둘이나 있는 유부남이었다는 사실인데요. 이 사실을 몰랐던 상태에서 현미는 아이를 임신하였고 결국 자신을 선택한 이봉조와 아들 둘을 낳고 가정을 꾸리게 됩니다.
그런데 이후 남편이 자신과 결혼 생활을 유지하면서 전 부인과 또다시 두 아이를 낳은 것을 알게 되는데요.
두집 살림을 한 것을 알아챈 현미는 남편에게 이별을 구하고 아들들과 도망치듯 집을 떠났다고 하죠.
현미가 떠난 후 이봉조는 전 부인과의 재결합도 거부한 채 혼자 외롭게 살다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납니다.

거짓말로 얼룩진 결혼 생활 외에도 잊을만하면 발생하는 경제적 위기는 그의 삶을 어렵게 만드는데요.
과거 한 방송에 출연해 가까운 친척의 사기와 강도의 침입으로 전 재산을 잃었다고 밝혀 안타까움을 자아내기도 하였죠.
현미는 2020년 TV조선 ‘건강한 집’에 출연해 보석을 몽땅 도둑맞은 일을 고백하였습니다.
그는 “남편이 ‘넌 보석하고 살아라’ 할 정도로 보석을 좋아했다. 근데 6년 전 집에 강도가 들어 금고 채 가져갔다”라고 털어놔 시청자들을 놀라게 만들었는데요.

당시 7억 원 상당 보석을 도둑맞았다는 현미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가까운 친척의 사기로 집까지 날리면서 전 재산을 잃게 되죠.
현미는 “35년간 살던 집을 팔고 작은 집으로 옮기려는데 가장 믿었던 사람에게 사기를 당해 그 집이 경매로 넘어갔다”라고 전하는데요.
현재 전셋집에 살고 있다는 그는 “지금도 생각하면 분통이 터진다”라며 답답한 심경을 드러냈습니다.
그의 고백으로 과거 그의 건강보험료 장기 체납 사건이 다시 한번 재조명되었는데요.

2014년 당시 현미는 건강보험공단이 공개한 상습·고액 체납자 명단에 이름이 올랐으며, 2년간 납부하지 않은 금액만 무려 1500만 원이 넘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당시 논란이 되자 현미는 사기로 인해 월세집에 살고 있으며 수입도 거의 없다며 납부 능력이 있음에도 체납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하였죠.
지금은 50억 원이 된 아파트의 주인이었지만 현재 월세집을 전전해야 한다는 현미의 소식에 안타까움마저 느껴지는데요.
그 누구보다 파란만장한 삶의 살았던 현미이기에 노후만은 편안했으면 한다는 게 팬들의 바람이 아닐까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