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교동 옆 연남동·망원동처럼 성수동 옆 송정동이 뜨고 있죠. 상권이 확장될 것을 기대하는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송정동 일대 부동산 시장이 ‘핫’해졌는데요.
최근 몇 년 사이 MZ 세대들의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성수동 일대 땅값이 크게 오르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했던 송정동 일대가 부동산 가격이 뛰고 있습니다.

‘풍선효과’가 일어나고 있는 것인데요. 최근 거기에 불을 붙이는 거래 한 건이 이뤄지면서 송정동을 향한 투자자들의 시선이 뜨겁습니다.
연예계 ‘부동산 재벌’로 알려진 배우 고소영이 성동구 송정동에 5층 규모 꼬마빌딩을 매입하였는데요.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고소영이 대표로 있던 주식회사 9코어홀딩스는 지난 2월 송정동에 있는 한 건물을 39억 5000만 원에 사들이죠.
코어홀딩스는 작년 12월 설립된 회사로 지난 5월까지 고소영이 대표이사를 맡았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재는 고소영의 친오빠로 알려진 고상균 씨가 대표를 맡고 있으며, 고소영은 사내이사로 등기돼 있죠.
고소영의 가족 회사가 사들인 지상 5층, 연면적 352㎡ 규모의 해당 빌딩은 성동세무서 인근에 위치해 있는데요. 그의 매입 소식이 전해지면서 투자 열기에 더욱 기름을 붓게 되었죠.
송정동은 아래로는 성수동, 오른쪽으로는 군자동을 끼고 있는데요. 중량천 하류에 뚝방길을 따라 노후화된 빌라 건물들이 들어서 있는 곳입니다.
2~3년 전만 해도 조용하던 이곳은 건물이 하나씩 팔릴 때마다 평단가가 수백만 원씩 오르면서 투자 열기가 과열되고 있는데요.

지난해 평당 거래 평균금액이 2840만 원이던 송정동은 올해 4260만 원으로 1년 새 49% 넘게 치솟았습니다.
인근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평단가가 갑작스럽게 올라 중간에서 애를 먹는다”라며 “건물을 팔려고 내놨던 분들도 가격이 급작스럽게 오르니 매물을 거둬들이기도 한다”라며 바뀐 분위기를 전했는데요.
또 다른 공인중개사 대표는 “평당 3000~4000만 원은 기본이고 최근에는 6000만 원, 팔지 않겠다는 집주인에게 7000만 원 이상을 제시한 사람도 있었다”라고 말하였습니다.
몇 년 전까지 평당 2000만 원 수준이던 토지가 현재 4000만 원을 넘어서고 있어도 평당 1억 원을 오가는 성수동에 비해 여전히 저렴하다는 인식에 매수 문의가 끊이지 않죠.

거기에 고소영의 건물 매입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변엔 부동산카페 회원들이 단체로 임장을 다니는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송정동이 급격히 떠오르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한데요. MZ세대의 성지로 떠오른 성수동 인근이라는 점도 있지만 가격적인 측면에서 매력적이라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죠.
송정동 일대는 노후화된 건물들이 많아 저렴한 건물들이 많이 남아 있는데요. 실제 올해 거래된 송정동 단독 주택들의 대부분이 20억 원 미만에 거래됐습니다.
바로 옆 성수동에 비슷한 입지의 주택들이 50억 원 넘게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껌값’에 불과하죠.

거기에 작은 면적의 노후 건물들이 많아 이면도로로 넘어가면 보다 적은 돈으로 건물투자가 가능해 목돈이 없는 투자자들에게 송정동은 적당한 투자처로 꼽힙니다.
또 서울시의 동부간선도로 지하화와 중랑천 수변 정비 사업에 대한 기대도 영향을 끼치는데요. 중랑천 개발과 함께 성수동에서 넘어온 부동산 수요가 송정동에게 호재로 작용하고 있죠.
하지만 성수동과 같은 고급 주거시설도, 가까운 지하철역도 없다는 점은 단점으로 꼽히는데요.
최근 리모델링을 시작한 건물들이 늘어나면서 상권이 활성화되고 있지만 자리 잡기까진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거기에 최근 전반적으로 부동산 시장의 경기가 좋지 않은 만큼 섣부른 투자는 위험하다는 조언도 나왔죠.
송정동은 지난 2018년 도시재생사업지로 선정되면서 오래된 주택의 외관을 정비하고 낡은 도로 등을 정비하였는데요.
중심 도로를 양옆으로는 신축 소형 빌딩이 들어섰고 성수동에서 볼 수 있었던 오밀조밀한 가게들도 들어서고 있죠.

주민들은 동네 분위기를 바꿔주고 있는 도시재생을 반기기도 하지만 재개발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습니다.
50여 년 전 ‘1가구 당 1차량’도 불가능했던 시절에 조성된 지역이다 보니 주차 문제와 소방차도 들어오기 힘든 좁은 골목은 주민들의 골치거리이죠.
성수동이 이렇게 뜰 줄 몰랐다는 말이 이제는 송정동으로 옮겨붙고 있는데요. 이번 투자 열풍이 송정동을 어떻게 변모시킬지 주민들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