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하는 집 옆에 같은 업종의 가게가 생기면 그야말로 ‘상도덕 위반’이라고 느껴질 수밖에 없는데요.
게다가 그 옆집이 더 돈을 많이 들인 삐까뻔쩍한 가게라면 속이 타들어가는 기분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지척에 경쟁상대가 들어서면 피해가 생기는건 어떤 업종이든 마찬가지일텐데요. 하다못해 백화점도 예외는 아닙니다.
단순히 제품을 사러가는게 아니라 요즘은 복합문화공간의 역할을 하는만큼, 경쟁업체에서 더 특별한 무언가를 보여주면 손님이 떨어지는건 당연지사겠죠.
처음 ‘더 현대 서울’이 문을 열 때, 모든 사람들이 여의도에 있던 IFC몰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었는데요.
현대에서 이를 갈고 새로 지점을 낸다는 소문이 돌았던만큼 IFC몰의 몰락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상황은 완전 정반대였는데요. ‘더 현대 서울’이 개장하면서 오히려 IFC몰까지 더욱 활기를 띄는 기현상이 벌어져 많은 사람들이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실제로 IFC몰에서 가게를 운영 중인 상인들의 증언도 잇따랐는데요. ‘더 현대 서울’의 입점 이후 늘어난 매출을 체감할 수 있다고 말할 정도라고 하네요.
본래 여의도에는 직장인이 그렇게 많이 다니는데도 이렇다 할 대규모 상권이 존재하지 않았는데요.
소규모 상권들만 존재하는 와중에 2012년 IFC몰이 들어오면서 여의도는 큰 변화를 맞이했습니다.

종합 상업시설인 IFC몰 덕분에 한 곳에서 쇼핑과 영화관람, 서점 방문까지 가능해진 것인데요.
각종 SPA 브랜드는 물론이고 명품과 맛집 분점들까지 들어오면서 쇼핑과 여가를 즐길 수 있게 되었죠.
이렇게 2012년부터 여의도 중심 상권으로 영향력을 발휘해오던 IFC몰 앞에 위기가 닥쳤는데요.
바로 2021년 더현대 서울의 입점 소식이었습니다. 규모도 상당한 수준이었던 만큼 손님을 빼앗기는 것이 아닌지 IFC몰은 물론 입점 상인들까지도 걱정을 내려놓지 못했죠.

게다가 현대백화점에서 내놓은 플래그십 점포였던 만큼 사람들의 반응도 완전히 뜨거웠는데요.
개장 전부터 수많은 사람이 기대하고, 개장 초 코로나 시국에도 불구하고 발 디딜 틈 없이 많은 손님이 몰려들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더현대 서울 개관 1년 후, 매출결과를 확인해보니 실상은 예상과는 완전 정반대였습니다.
오히려 더현대 서울 덕분에 IFC몰의 고객 수와 매출액까지도 상당히 크게 증가한 것이었죠.

지난 7월 업계에서 발표한 수치에 따르면, 올해 IFC몰의 전년 대비 월 매출 증가율은 지난 1월 80%를 달성했습니다.
최근도 50% 이상을 유지할 정도로 매출 증가는 순조롭게 유지되고 있었죠.
방문객 수도 마찬가지로 증가세를 보였는데요. 더현대 서울이 오픈했던 작년 2월에 이미 전년 대비 80%나 늘어났다는 놀라운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올해 1분기 역시 직전분기 대비 고객 수가 23% 증가한 상태였죠. 공룡급 경쟁업체가 지척에 들어섰는데 어떻게 이런 결과가 나타날 수 있었던걸까요.

전문가들은 IFC몰이 더현대 서울로 인한 낙수효과를 톡톡히 누렸다는 설명을 내놓았습니다.
두 상업시설은 겨우 500미터 거리에 자리하고 있는데요. 두 곳 모두 지하철 역을 이용해서 접근할 수 있기 때문에 그만큼 두 곳을 모두 방문하기가 용이합니다.
그렇다보니 더현대 서울에 들렀던 사람들이 겸사겸사 IFC몰까지 방문을 할 수 있었던 것이죠.
실제 두 곳을 모두 이용하는 소비자들의 의견도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더현대 서울에 방문하는 김에 IFC몰에 함께 방문한다는 사람이 과반수를 넘어설 정도였습니다.
더현대 서울과 IFC몰이 밀고있는 아이템에 다소 차이가 있다는 점도 중요한 요소였는데요.
더현대 서울이 음식에 있어서 상당히 공을 들였고 IFC몰은 문화생활 인프라에 중점을 두었다는 차이가 매출 증가의 요인이 된 셈입니다.

카페를 들르거나 식사를 할 때 더현대 서울을 가고, 그 다음에는 쇼핑이나 영화관람을 위해서 바로 옆에 자리한 IFC몰로 이동하는 것이죠.
결국 비슷하지만 확실한 차이점을 두었다는 특징 덕분에 윈윈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렇게 서로의 장점을 더욱 살려줄 수 있는 결과가 나타난다면, 앞으로는 지척에 경쟁업체가 들어선다고 하더라도 크게 두려워하지는 않아도 될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