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에서 제일가는 아파트 공화국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아파트에 거주하는 가구 수가 무려 천만 가구를 돌파한 지 오래인 대한민국.
전체인구 중 아파트에 거주하는 가구 비율도 절반을 넘어설 만큼 국민들의 주거 문화에 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인데요.

더욱이 과거와는 달리 요즘엔 뛰어난 재테크 수단으로써 위용을 떨치면서 공급량도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입니다.
이에 어딜가도 넘쳐나는 아파트 때문에 비슷비슷한 성냥갑 풍경이 아쉽게 느껴지고도 합니다. 모두가 똑같이 생긴 아파트.
그런데 이게 한국의 아파트야 할 정도로 특이한 아파트가 있습니다.
강남 lh 힐스테이트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한 번 에 많은 양의 주택을 공급할 수 있는 아파트는 관리 및 운영에 있어서 효율을 높이기 위해 단지마다 유사한 형태로 구성됩니다.
그러나 여기 천편일률적인 한국형 아파트 단지 구성을 탈피한 획기적인 다각형 모양의 아파트가 있습니다.

바로 강남구 자곡동에 위치한 강남 LH 힐스테이트 아파트입니다. 빽빽한 빌딩숲과 아파트 단지가 많기로 유명한 강남구에 위치한 아파트가 과연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의 독특한 외관을 자랑하는데요.
총 5개의 동이 모두 ㅁ자 형태로 이 파타으 거주자들의 로망이라고 할 수 있는 중앙 정원을 돌러싸는 모양을 이루고 있다고 합니다.

건물의 한 곳이 뚫려 있어 외부에서 정원으로 들어와 다시 건물 현관을 통해 내부로 들어가는 독특한 구조입니다.
또 모든 세대의 현관 앞을 지나쳐야 하는 순환식 복도로 구성되어 있어 이웃 주민을 자주 마주치게 된다고 하는데요.
다른 이웃 주민을 마주칠 일 없는 기존 아파트만의 폐쇄적인 특성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꺼리시겠지만 주거 공동체를 중시하는 듯한 이런 구조는 조금씩 잊혀져 가는 이웃사촌 문화를 떠올리게 만들어서 정겨운 느낌마저 들게 만드는 거 같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동서남북으로 단지가 둘러싸여 있으면 북향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채광 문제는 없는지 우려가 되는데요.
강남 LH 힐스테이트는 이러한 문제를 고려해 세대 중간으로 지나가는 중복도 형태를 만들어 북향을 남향으로 조절, 채광 문제도 걱정할 일이 전혀 없다고 합니다.

뿐만아니라 같은 동이라 해도 어떤 곳은 18층에 달하고 또 어떤 곳은 6층에 불과해 위로 솟았다 아래로 내려갔다하는 유니크한 외관의 디자인을 자랑하며 기존 직선 형태의 아파트에서 느껴지는 답답함을 덜어내기도 했습니다.
물론 아파트 구조가 다소 복잡해 새로 이사온 주민이나 경비원들이 호수를 찾는데 애를 먹는다는 단점도 있긴 하지만 국내 최초로 시도된 독특한 구조를 가진 아파트답게 이러한 담점을 상쇄하는 여러 이점으로 여전히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고 합니다.
부산 영광골든 타워

어느 커뮤니티에 소개된 부산의 어느 신기한 아파트. 일명 우유갑 아파트라는 이름으로 굉장히 유명해진 부산의 영도구 봉래동에 위치한 영광 골든타워 아파트입니다.
앞에서 보면 평범한 아파트 디자인과 별반 다를게 없지만 측면에서 바라보면 반전 옆태로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아파트 건물 두개가 역 ㄱ자 형태로 붙어있고 또 흰색 바탕에 파란색으로 포인트를 준 외벽 디자인 여기에 옥상에 튀어나온 구조물까지 어우러져 마치 1000ML짜리 우유 두개를 붙여놓은 것을 연상케 했습니다.
사진이 공개된 당시 워낙 흔치 않은 외관인지라 네티즌들은 합성을 의심했지만 실제로 사진과 동일한 모습이라 하여 모두를 충격에 빠뜨렸습니다.
그런데 이 아파트의 특이한 점은 이 외관뿐만이 아닌데요.

사진 속 단지는 22평과 33평 단 두 평형대로만 구성된 1개의 동으로 이루어진 단톡 아파트로, 122세대 전 세대가 모두 남향을 바라봐 언제나 밝고 환한 채광을 마음껏 누릴 수 있다고 합니다.
여기에 20년 가까운 오래된 연식에도 불구하고 지상과 지하 주차장을 겸비하고 있다는 점 역시 장점으로 통하는데요.
이처럼 작지만 효율적인 구성과 귀여운 디자인으로 전국적인 관심을 모은 이 아파트는 사실 건설 당시에는 문제가 많았다라고 합니다.
공사가 한창이던 1997년 사업을 진행한 영광산업이 IMF를 피하지 못해 결국 부도처리되는 바람에 공사가 중단되었습니다.
입주 예정자들이 마음고생을 꽤나 심하게 한거로 전해지는데요. 착공이 불투명한 상화에서 세대별로 300- 500만원을 내놓는 각출을 통해 남은 사업비를 마련했고 덕분에 공사가 재개되면서 현재의 아파트가 생겨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아쉽게도 현재는 도장 작업을 다시 해 예전 사진에서처럼 우유값을 연상케하는 모습은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영광 골든타워의 화려한 이름 만큼 현재도 과거 못지 않은 인지도를 자랑하고 있는 영광 골든타워 아파트 현재도 부산 시내에서 작지만 있을 건 다 있는 알찬 구성의 소규모 아파트를 찾는 이들에게 인기가 많다고 합니다.
부산 망미주공 아파트

부산광역시는 특히 높은 땅값으로 유명한데 고급 아파트 단지가 많은 편입니다. 이 가운데 대한민국 전체 아파트 통틀어 매우 특이하면서도 다른 아파트 입주민들의 부러움을 사는 구조로 놀라운 만큼 비싼 평당 가격을 기록하는 아파트도 있습니다.
테러스와 넓은 마당, 아파트와는 좀처럼 어울리지 않는 특징을 갖춘 부산 망미 주공아파트가 주인공인데요.
1986년 부산광역시 연제구 연산동에 세워진 망미 주공아파트는 굳이 당시 시대상을 고려하지 않아도 그 외형과 건추 기법이 상당히 눈에 띕니다.

요트 경기장과 해운대가 휜히 내다 보이는 곳에 위치한 덕에 그렇지 않아도 압도적인 조망권을 자랑하는 데다가 전 입주민들의 바다 조망을 확보하고자 구릉지의 경사면 지형을 그대로 활용하고 있고 1층에 세대를 넣지 않는 등 당시만 해도 획기적인 필로티 구조를 사용했다고 합니다.

또 건물을 테라스형과 타워형, 일자 굴곡형으로 다양화한 것도 특이합니다. 각 건물은 자연 훼손을 최소화해 녹지로 조성한다는 기본원칙에 따라 15층짜리 고층 아파트, 1998세대와 5층 계단식으로 건립된 40세대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고층 아파트는 우리가 알고 있는 평범한 아파트 구조로 이루어져 있으나 나머지 40세대는 1층 단독형 테라스 하우스 형태입니다.

게다가 자연 지형을 이용해 단지에서 발생하는 빗물을 모아 생태 연못을 조성하였는데요.
테라스 주택 두 세대 사이에는 중앙 정원을 조성해 주민들의 휴식 공간까지 마련했습니다.
타워형 아파트와 테라스형 아파트가 조화를 이룬 모습만으로도 선도적인 시도로 평가받기 충분한데, 자연 환경을 훼손하지 않은 선에서 지형의 특징을 십분 활용하여 만들어졌다고 하니 대한민국 대표 친환경 아파트로 유명해졌습니다.
안타깝게도 지난해 재건축 대상으로 등록되면서 공식적인 재개발 아파트로 확정,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예정이라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