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아이돌과 함께 하루종일 일하면 힘이 절로 나겠죠.
더군다나 그 아이돌의 일거수일투족을 함께하며 남들은 알 수 없는 사생활까지 공유한다면 어떨까요.
연예인을 진심으로 좋아해 본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은 꿈꿔보았을 신의 직장, 매니저.
실상은 전혀 다르다고 합니다. 매니저를 한번 해본 사람이면 학을 떼고 다시는 생각도 안 한다고 하는데요.
지금은 많이 바뀌었다고 하지만 과거에는 매니저들이 받는 월급이 100~150만 원 정도였다고 합니다.
최저시급으로 계산해도 이것보다는 더 받아야 하지만 소속사 사정이 좋지 않으면 이보다도 못 받는다고 하는데요.
대형기획사에서 매니저로 일하게 된다면 그래도 최저임금보다는 4~50만 원 정도 더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매니저에도 직급이 있어서 직급이 높아질수록 받을 수 있는 임금이 천지 차이라고 하죠.
스케줄이 많은 유명 연예인이라면 보통 매니저 2~3명이 번갈아 하며 케어하게 됩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매니저는 바로 로드매니저 또는 현장매니저로 불리는 수행원을 의미하는데요.
보통 로드매니저로 경력을 많이 쌓으면 팀장, 실장, 대표로 승진하게 된다고 합니다.
로드매니저는 연예인의 스케줄을 잘 꿰고 있어야 하고 어딜 가든 항시 옆에서 보조를 해야 하는데요.
해외 스케줄이 많거나 지방 행사가 잦은 아이돌의 로드매니저가 될 경우, 밤낮없이 운전해야 한다고 합니다.
살인적인 스케줄에 매니저들도 지치지만 울며 겨자 먹기로 밤을 새워가며 일할 수밖에 없는 것이죠.
때로는 빡센 일정이 결국 사고를 일으키기도 합니다.
2014년에는 걸그룹 ‘레이디스 코드’의 매니저가 빗길에 새벽에 운전하다가 사고를 내고 멤버 2명이 사망했는데요.
이후로 매니저들에게도 충분한 휴식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빗발쳤지만 현실은 바뀌지 않았습니다.
5년 뒤인 2019년도 새벽에 운전 하던 보이그룹 ‘머스트비’의 매니저가 가드레일을 들이받았기 때문인데요.
이 사고로 매니저 손 모씨는 사망하였고 차 안에 있던 멤버 4명과 소속사 관계가 1명이 경상을 입었다고 합니다.
잠도 충분히 자지 못하고 일 하는데 그에 걸맞은 경제적인 보상도 받지 못하고 있다니 안타까운 일인데요.
실제로 고용노동부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노동관계법 위반사항이 적발된 소속사는 무려 12곳으로 드러났습니다.
제대로 받지 못한 돈만 해도 1,600만 원에 달하고 주 52시간제를 지키지 않는 것은 암묵적으로 당연한 일이라죠.
이런 상황을 누구보다 안타까워하고 바꾸고 싶어 하는 사람은 바로 케어 받는 연예인 당사자입니다.
기획사가 갑이면 연예인과 매니저는 언제나 을인 존재일 수밖에 없는데요.
이 업계에서 오래 일한 잔뼈가 굵은 연예인들은 그래도 기획사에게 큰 소리를 낼 수 있어서 매니저의 편에 서준다고 합니다.
대표적으로 개그맨 박명수가 매니저를 알뜰살뜰 챙겨주는 연예인으로 유명한데요.
박명수는 매니저 한경호 씨와 함께 15년 넘게 합을 맞춰왔다고 합니다.
한경호 씨는 박명수를 제 몸 같이 아끼며 박명수를 향한 변함없는 신뢰를 드러냈는데요.
그에 보답하듯 박명수는 연봉을 최대 1억 원까지 주며 앞으로도 잘 부탁한다는 모습을 보여주었죠.
아무리 연예인이 매니저를 챙겨준다고 해도 한계가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최근 가수 이승기의 전 매니저가 소속사 대표와의 녹취록을 공개하며 그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죠.
대표는 이승기와 매니저를 까내리며 “내 이름 걸고 죽여버릴 거야”와 같은 폭언과 욕설을 내뱉었습니다.
매니저는 9년 동안 열심히 했지만 무시당하기 일쑤였고 대표가 “이승기 끝났다”고 말하는 걸 듣고 살았어야 했는데요.
이승기가 매니저를 잘 챙겼어도 소속사의 횡포에 결국 관두었다고 하니 역시 매니저 일은 절대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