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세계 오지를 누비며 살아남는 모습을 보여주며 화제가 되었던 방송 ‘정글의 법칙’을 기억하시나요?
일명 ‘달인’이라고 불리는 생존 천재 개그맨 김병만이 이끄는 프로그램이었는데요.
리얼한 다큐 버라이어티로 꾸준히 높은 시청률을 보여주면서 장수한 프로그램이죠.
코로나로 인해서 해외 촬영이 불가능해지자 잠시 휴식기를 가졌을 때를 빼놓고는 계속해서 화제가 되었는데요.
놀랍게도 ‘정글의 법칙’이 있기 전에 먼저 이런 오지 탐험 컨셉을 잡았던 예능 프로그램이 있었다고 합니다.
밀레니얼 세대들에게는 오히려 이 프로그램이 더 익숙할지도 모르겠는데요.
바로 KBS2 대표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인 ‘도전! 지구탐험대’입니다.
컨셉은 바로 오지탐험과 일류탐험 중에 출연자들이 복불복으로 하나를 뽑아서 체험해보는 것이죠.
오지탐험은 말 그대로 밀림 한 가운데로 가서 원주민들과 함께 지내는 것이고 일류탐험은 유럽이나 미주 쪽에서 그 쪽 문화를 경험하는 것입니다.
1996년부터 무려 10년 가까이 방송되었던 이 인기 프로그램은 치명적인 사건이 터지며 2005년 갑작스럽게 종영하게 되었는데요.
바로 출연자가 아나콘다에 물리게 되는 것입니다.
배우 정정아는 2005년 오지탐험을 하다가 아나콘다에게 팔을 물리는 중상을 입게 되었는데요.
그 전에도 크고 작은 사건 사고가 많았던 ‘도전! 지구탐험대’였던 만큼 정정아의 아나콘다 사건이 터지며 결국 종영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당시에는 담당 PD가 정정아에게 “아나콘다에게 물리는 모습을 다시 재현해보아라”라고 말했다는 루머가 퍼지기도 했는데요.
다행히 그랬던 사실은 전무하고 당시 촬영진은 출연자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논란을 일축했습니다.
그 누구보다 마음 아픈 사람은 당연히 다치기도 하고 프로그램 종영의 시발점이 된 정정아 일텐데요.
문제는 종영의 책임이 제작진이 아닌 정정아에게 고스란히 전가가 되어서 그는 엄청난 악플에 시달렸다고 합니다.
정정아에게는 ‘장수 프로그램을 망하게 한 연예인’이라는 낙인이 찍혀버리고 만 것인데요.
예방 조치를 제대로 취하지 않고 출연자를 위험에 빠뜨린 것은 제작진 잘못임에도 오히려 정정아가 화살받이가 되어버렸죠.
얼마나 힘들었는지 정정아는 연예계 활동을 모두 중단하기까지 이르렀는데요.
밖에도 전혀 나가지 않고 자택에만 있다가 경제적으로 어려워지자 집에서 액세서리라도 만들어 팔며 겨우 생계를 이어갔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계속해서 책임 논란이 불거지자 정정아는 삭발을 한 뒤에 전국민 사과까지 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시청자들은 “그런다고 없어진 프로그램이 돌아오냐”, “삭발은 나도 할 수 있겠다” 등 무분별한 악플 공격을 퍼부었다는데요.
그런 상황에서 힘이 되어줘야 했던 가족마저도 정정아에게 질타를 일삼았다고 합니다.
정정아의 아버지는 “네가 결혼도 안 했고, 죽은 것도 아닌데, 좀 참지. 그 프로가 너 때문에 없어졌다. 사과해라. 무릎 꿇어라”라며 딸에게 큰 상처를 주었죠.
계속되는 죄책감에 결국 자살 시도까지 하고 말았던 정정아.
다행히 지금은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서 아나콘다 사건을 캐릭터 삼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는데요.
2016년 3월 27일 런닝맨 꽝손 페스티벌 특집에 참여한 정정아는 자신이 출연한 이유가 아나콘다에 물린 운이 없는 연예인이라서라고 밝혔습니다.
이제서야 웃으며 얘기하지만 그때 얼마나 힘들었을지 짐작할 수도 없는데요.
이제는 힘들었던 과거는 훌훌 털고 밝은 모습만 보여주길 바랍니다.